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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차마카롱
    말차마카롱

     

     

    마카롱은 집에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순서와 원리만 제대로 이해하면 집 오븐으로도 카페 수준의 말차 마카롱이 나옵니다.

    녹차 특유의 쌉싸름한 향과 쫀득한 식감이 한 번에 잡히는 레시피,

    처음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따라 만들며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꼬끄와 마카로나주: 마카롱 성패를 가르는 두 단계

    마카롱의 겉껍데기를 꼬끄(coques)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두 장의 동그란 머랭 쿠키 사이에 크림을 채운 것이 마카롱인데,

    이 꼬끄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최종 결과물의 90%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처음 이 과정을 봤을 때는 단순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변수가 많았습니다.

     

    재료는 아몬드 가루 50g, 슈가파우더 48g, 말차 가루 3g입니다.

    이 세 가지를 체에 두 번 내리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체에 내린다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는데, 아몬드 가루 특성상 덩어리가 남으면 꼬끄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나옵니다.

     

    제 경험상 이 단계를 대충 넘기면 나중에 반드시 티가 납니다.

    머랭은 계란 흰자 50g에 설탕 60g을 넣고 뜨거운 물 위에서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데운 뒤 핸드믹서 중고속으로 단단하게 올립니다.

     

    여기서 머랭(meringue)이란 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고 거품을 올린 것으로,

    마카롱의 가벼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만드는 핵심 구조체입니다.

    이탈리안 머랭 방식처럼 설탕을 먼저 가열해 사용하면 머랭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출처: 한국제과기능사 자격정보),

    실제로 해보니 꼬끄가 균일하게 부풀어 오르는 데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다음이 바로 마카로나주(macaronage) 단계입니다.

    마카로나주란 머랭에 체 친 가루를 섞어가며 반죽을 일정한 점도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칼로 자르듯 반죽을 넓게 펴고 한 덩어리로 모으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처음에는 뻣뻣하던 반죽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고추장처럼 끊기지 않고 흐르는 상태가 되면 완료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추장처럼"이라는 표현이 처음엔 웃겼는데, 막상 하고 보니 그것보다 정확한 비유가 없더라고요.

    이 단계를 너무 많이 하면 반죽이 퍼지거나 표면에 얼룩이 생기니 주의해야 합니다.

     

    반죽이 완성되면 지름 1cm 원형 깍지를 끼운 짤주머니에 담아 테프론시트 위에 약 3cm 크기로 짜냅니다.

    도안이 없다면 500원짜리 동전을 본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이후 바닥을 가볍게 쳐서 공기를 빼주고, 표면을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묻어나지 않을 때까지 30분에서 1시간 건조합니다. 건조가 충분해야 구울 때 특유의 '피에(pied)'가 생기는데,

    피에란 마카롱 하단에 생기는 주름 테두리를 말하며 꼬끄가 제대로 구워졌다는 신호입니다.

    이후 150℃ 예열 오븐에서 10분 굽습니다.

    • 아몬드 가루 + 슈가파우더 + 말차 가루는 반드시 체에 두 번 내린다. 덩어리가 남으면 꼬끄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 머랭은 설탕이 완전히 녹은 상태에서 중고속으로 단단하게 올린다. 부족하거나 과해도 꼬끄가 무너진다.
    • 마카로나주는 반죽이 리본처럼 무겁게 흐를 때까지만 한다. 과하면 얼룩이 생기고 반죽이 퍼진다.
    • 건조는 표면이 완전히 굳을 때까지 충분히 한다. 건조가 부족하면 피에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요약: 꼬끄의 완성도는 체 치기, 머랭, 마카로나주, 건조 네 단계 모두를 기준에 맞게 지켜야 보장되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결과물이 달라진다.

    말차 버터크림: 녹차덕후도 인정한 진짜 맛

    꼬끄가 잘 나와도 크림이 실망스러우면 마카롱 전체가 무너집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보니 이 말차 버터크림이 오히려 꼬끄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터크림의 질감과 향이 전체 맛의 중심을 잡아주거든요.

     

    크림은 파트 아 봄브(pâte à bombe) 방식으로 만듭니다.

    파트 아 봄브란 달걀노른자에 뜨겁게 가열한 설탕 시럽을 부어 만드는 베이스로,

    일반 버터크림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질감을 냅니다.

     

    설탕 55g과 물 16g을 약불로 끓이다가 시럽이 올라오면 미리 풀어둔 노른자 2개에 천천히 부어가며 섞습니다.

    이 상태에서 연노란색이 될 때까지 충분히 휘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실온에서 충분히 부드러워진 무염 버터 90g을 세 번에 나눠 넣고 핸드믹서로 풀어줍니다.

    버터가 차가운 상태면 크림이 분리되거나 덩어리질 수 있어서 반드시 실온 상태여야 합니다.

     

    제 경험상 버터 온도 하나로 크림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차 가루 5g을 넣고 잘 섞으면 크림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크림은 지름 약 1cm의 상투 깍지로 꼬끄 위에 올립니다.

    상투 깍지가 없어도 원형 깍지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크림을 얹은 마카롱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에서 최소 2시간, 가능하면 하룻밤 숙성해야 합니다.

     

    이 숙성 과정에서 꼬끄가 크림의 수분을 흡수해 속까지 쫀득해지는데, 이를 마투레이션(maturation)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마카롱이 '익어가는' 시간입니다. 출처: 식품안전나라에서도 냉장 보관과 적정 숙성이

    식품의 풍미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때 느낀 건, 말차 가루가 버터크림 안에서 이렇게 진하게 살아날 줄 몰랐다는 점입니다.

    달콤한 버터 베이스 안에서 말차 특유의 쌉싸름한 뒷맛이 또렷하게 올라왔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차는 열을 가하면 향이 날아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크림에 넣을 때는 가열 과정이 없기 때문에 말차 본연의 향이 훨씬 진하게 살아 있습니다.

    녹차 아이스크림 맛이 난다는 표현이 정말 딱 맞았습니다.

     

    요약: 말차 버터크림은 파트 아 봄브 방식으로 만들어야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이 나오고, 냉장 숙성(마투레이션)을 충분히 거쳐야 꼬끄와 크림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마카롱은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를 흔드는 디저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포기하거나 아예 도전을 안 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순서를 밟아보니, 원리를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가 엄청났습니다.

     

    마카로나주를 왜 이 정도에서 멈춰야 하는지,

    건조를 왜 충분히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나면 실패 확률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말차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특히 이 레시피가 더 반갑게 느껴질 겁니다.

    꼬끄 안에도 말차가 들어가고, 크림에도 말차가 들어가서 한 입에 녹차 향이 이중으로 올라옵니다.

     

    첫 도전이라면 머랭 상태와 마카로나주 정도를 조금 보수적으로 잡고 시작하는 걸 권합니다.

    완성됐을 때의 뿌듯함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참고: https://youtu.be/5lqotmZa-xc?si=yb15M5owC-_h3FGc